주인공이면 뭐 하냐고! 하필이면 줘도 안 가질 이런 최약체를……. 꼭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고 만다! 굳은 다짐과 달리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충분히 만족하며 살아왔던 나의 인생이, 그를 만나면서 빈껍데기였음을 알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방법을 알고 있다는 마녀가 나를 찾아왔다.
“당신이 사랑하는 그 남자, 이런 식이면 죽어요. 그런 일은 막아야 하지 않겠어요?” “…….” “그렇게 어려운 방법은 아니니 걱정 마요. 원작 주인공인 황태자와의 해피엔딩을 망치지 마세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당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진짜 주인공에게 당장 돌아가요.” 마녀는 펼쳤던 부채를 모으며 손바닥을 탁 내리쳤다.
“아! 그리고 황태자와의 해피엔딩을 재현해 내면 당신도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게 될 거예요. 어때요? 이보다 완벽한 결말이 어디 있겠어!” 눈을 찡긋해 보인 그녀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
언제나 기억해 주세요. 저는 오직 당신만의 기사입니다. 마르스의 달콤한 속삭임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았다. 이제 겨우 진짜 갖고 싶은 게 생겼는데, 이대로 다시 돌아가라고?
“많은 [9평 하우스] 중에서 Tall 형태가 제일 평범한 집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메구미 씨가 말한다. 조금 껑충하고 입체적인 공간 구성. 면적을 확장할 수 있는 점. 거기에는 이것이 좋다고 막무가내로 강요하는 느낌은 없었다. 대신, 사는 사람의 생활에 맞춰 임기응변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었다. 고미다락을 작업장으로 사용해도 좋고 마루를 늘려 아이들 코너를 설계해봐도 좋다. 원하는 때, 원하는 형태로 사는 사람이 추가해나가면 된다는 생각에 부부는 깊이 공감했다. --- p.86~87 (9평 하우스)
닮고싶은 삶이지만 서글픈 한타의 삶. 담담하지만 낭만적인 삶. 뭔가 선비같기도하고...ㅋㅋ 책과 맥주로 충만한 삶을 완성한것 같아서 부럽기도했다. 마지막이 좀 비극적이긴하지만 결국 그또한 애정의 결과물이지 않나? 그 애정은 어떤 색의 애정이였을까? 그는 정말 책과 맥주를 사랑한걸까?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그래도 저 하늘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연민과 사랑이 분명 존재한다. 오랫동안 내가 잊고 있었고, 내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삭제된 그것이. (85~86쪽)